오랜 옛날 천계의 어느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왕이 외출한 틈을 타 악마가 왕궁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 악마는 형언할 수 없이 추한 몰골에,

  몸에서는 심한 냄새가 나고,

  말투 역시 기분 나쁘기 이를 데 없었다.

  왕궁의 경비원들과 신하들은 공포로 몸이 얼어붙었다.

  그 결과 악마는 거침없이 왕궁 내부를 통과해

  왕의 접견실로 걸어 들어가 왕좌에 앉을 수가 있었다.

 

  악마가 왕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경비원과 대신들은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소리쳤다.

  "썩 나가지 못할까!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당장 그 추한 엉덩이를 치우지 않으면 칼로 요절을 낼 테다!"

  분노에 찬 말을 듣자 악마는 금세 키가 몇 센티미터 커지고,

  얼굴은 더욱 추해졌으며,

  냄새는 더 악취가 났다.

  그가 사용하는 언어들조차 훨씬 더 저속해졌다.

  칼들이 허공을 찌르고, 단검들이 뽑아졌으며, 위협이 난무했다.

  신하들이 분노에 찬 말과 행동을 할 때마다,

  아니 심지어 마음속으로 화를 내기만 해도 악마는 몇 센티미터씩 몸집이 커지고,

  몰골이 더 추해졌으며, 더 악취를 내뿜었다.

  사용하는 언어도 더 역겨웠다.

 

  그렇게 꽤 한참 동안 악마와 신하들이 맞서고 있을 때 왕이 돌아왔다.

  왕은 자신의 왕좌에 앉아 있는 이 거대한 악마를 보았다.

  그토록 거부감을 안겨 주는 추한 모습은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악마에게서 풍겨 나는 악취는 구더기조차 도망갈 정도였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내뱉어지는 언어들은 토요일 밤 술주정뱅이들로 가득한 시내 술집에서 들리는

  어떤 말들보다도 듣기가 역겨웠다.

  왕은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왕이 된 것이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알았다.

  왕은 부드럽게 말했다.

  "어서 오시오. 내 궁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아직까지 누군가 마실 것과 먹을 것을 대접하지 않았단 말이오?"

  그 한 마디의 친절한 말만으로도 악마는 금방 키가 몇 센티미터 줄어들고,

  얼굴은 덜 독해졌으며,

  악취도 덜 났다.

  사용하는 언어도 덜 공격적이었다.

  궁정 대신들은 재빨리 상황을 파악했다.

  한 대신이 악마에게 차를 마시겠느냐고 친절하게 물었다.

  "다르질링 차와 영국 홍차, 얼그레이 차가 있소.

  아니면 향기 나는 박하 차가 좋겠소?

  건강에는 허브 차가 더 좋을 것이오."

  또 다른 신하는 피자집에 전화를 걸어 거구의 악마를 위해 킹사이즈 피자를 주문했고,

  또 누군가는 유기농 채소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한 병사는 악마에게 발 마사지를 해주었고,

  또 다른 병사는 악마 목의 비늘을 지압해 주었다.

  악마는 생각했다.

  "음, 좋은데!"

  이 모든 친절한 말과 행동과 마음씨에 악마는 몸집이 점점 작아졌으며,

  덜 추해지고, 덜 냄새가 났으며, 덜 도전적이 되었다.

  피자 배달부가 도착하기도 전에 악마는 어느덧 처음 왕좌에 앉았을 때의 크기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내 너무 작아져서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게 되었다.

  이윽고 한 번의 친절한 행동이 더 베풀어지자 악마는 완전히 소멸해 버렸다.

 

  우리는 그러한 악마를 '분노를 먹고 사는 악마'라고 부른다.

  때로는 당신의 배우자가 '분노를 먹고 사는 악마'가 될 수도 있다.

  배우자에게 화를 내보라.

  그러면 그는 더 나빠질 것이다.

  더 독해지고,

  더 냄새가 나고,

  언어 사용에 있어서도 더 공격적이 된다.

  당신이 그에게 화를 낼 때마다,

  심지어 생각 속에서 화를 내도,

  문제는 한 뼘씩 커져 간다.

  아마도 이제 당신은 자신의 실수를 볼 수 있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고통 역시 '분노를 먹고 사는 악마'이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화를 내면서 '고통이여, 어서 물러가라!

  이곳은 네가 있을 자리가 아니야!' 하고 소리칠 때마다

  고통은 몇 센티미터씩 더 커지고,

  여러 방식으로 나빠진다.

  고통처럼 공격적이고 기분 나쁜 대상을 친절히 대하기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우리 삶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가 종종 있다.

  앞에서 말한 내 치통의 경우처럼,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고통을 환영할 때,

  그것은 작아지며 문제가 줄어들고 때로는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한다.

[출처] [아잔 브라흐마] |작성자 라마도 /  네이버블로그 라마도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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