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자,(아나스타시아의 아들)
 세상에 수 많은 언어가 있다는 거 알지?
영어, 독일어, 러시아어,프랑스어, 기타 등등?

 

-네 알아요.

 

-엄마가 읽을 수 있다는, 아 그리고 너도 읽을 줄 아는 그 책이 뭇슨 말로 쓰였든?

 

- 자기 말로 쓰여 있는데, 그 글자는 어떤 말로도 얘기할 수 있어요.
아빠가 대화하는 그 언어로 번역이 돼요.
그런데 모든 낱말을 번역할 수 있는건 아니에요.
아빠의 언어에는 글자가 아주 적여요.,아빠.

 

- 그 즐겁고 온갖 다양한 글자로 쓰였다는 책을 내게 가져올 수 있겠니?

 

- 아빠한테 책 전부를 가져오지는 못해요.
조그만 글자 몇개는 가져올 수 있어요.
하지만 가져올 필요가 없어요.
그냥 제자리에 두는 게 더 좋아요.
아빠가 원하시면 나는 여기서도 글자를 읽을 수 있어요.
엄마처럼 빨리 읽지는 못하지만요.

 

- 능력껏 읽어보아라.
 

볼로자는 일어서서 공중에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함께 짓기> 책에 담긴 문장을 읽기 시작했다.

 

- 삼라만상은 생각이니라,
생각에서 꿈이 태어났으니,
그건 일부 보이는 물질이다.
내 아들아, 너는 무극이다.
영원하리라.
네 안에 '짓는 꿈' 이 있느니라.

 

아이는 마디 마디 읽었다.
난 그애의 표정을 주시했다.
표정은 매 마디를 읽을 때마다 약간씩 변했다.
놀란 표정인가 하면, 이내 주의 깊은, 혹은 즐거운 표정으로 변화했다.
그런데 그 애가 조그만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암만 봐도, 공중에는 문장은 커녕 어떤 글자도 볼 수가 없었다.
그때 나는 아들의 이상한 독서법을 중지시켰다.

 

-잠깐만, 블로자, 그런데 공중에 무슨 글자가 보이지?
왜 내겐 안 보일까?

 그애는 놀란 듯 나를 쳐다보았다.
얼마간 생각하더니 자신 없게 입을 열었다.

 

-아빠, 정말 저기 자작나무,소나무,잣나무,마가먹나무,안보여요?

 

- 그건 보이지만 글자가 어디에 있다고?

 

- 저게 바로 우리 창조주께서 글을 쓰는 글자들이에요!

 

아이는 온갖 식물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마디마디 읽기를 계속했다.
난 놀라운 걸 깨달았다.
호수 주위의 온 타이가가, 내가 아들과 지금 앉아 있는,
그리고 전에 아나스타시아와 여러 번 앉아 있던 호숫가의 온 타이가는 식물로 충만해 있는 것이었다.
식물 각각의 명친은 특정한 글자로 시작되었고, 그중 몇몇은 이름이 몇가지나 되었다.
이름에 이름, 글자에 글자가 어울려 마디가 되고, 더 나아가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되었다.
추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나스타시아 빈터 주위의 넓디넓은 공간은 정말로 산 글자 - 식물로 그려진 것이다.
이 놀라운 책은 한 없이 읽을 수 있을 듯하다.
같은 식물의 이름이라도 북에서 남으로 읽으면 한 단어와 문장이 되고, 서에서 동으로 읽으면 다른 말이 되었다.
엄격히 원을 그리며 읽으면 또 다른 말이 되고,
해가 지나는 궤도에 따라 또 다른 단어, 문장, 형상이 식물의 이름에서 나왔다.
햇빛이 글자들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

 

나는 왜 블로자가 글자들이 즐겁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보통 책에서는 모든 인쇄 글자가 서로 다 비슷하다.
그런데 식물 글자는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도 항상 여럿이다.
햇빛을 여러 각도에서 받으며 잎을 살랑이고 사람을 반기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로 한없이 쳐다볼 수 있었다.
 

 

그런데 누가, 언제, 몇 세기에 걸쳐 이 놀라운 책을 써놓았을까?
아나스타시아의 조상들이?
아니면?.....
나중에 아나스타시아로부터 간단명료한 답을 들었다.
"나의 조상님들이 대대손손 수천 년에 걸쳐 이 책의 글자들을 원래의 순서 그대로 보존한 거야."

 

나는 아들을 쳐다보며,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대화의 소재를 찾느라 애를 태우고 있었다.
산수, 수학 그래! 이런 정밀 학문이라면  어떤 이견도 불가능할 거야.
아나스타시아가 아들한테 숫자 셈을 가르쳤다면, 그걸 소재로 한 대화에서는 어떤 대립이나 우월감도 끼어들 틈이 없을 거야.
2 곱하기 2는 항상 4야. 어느시대에서나 어느 언어권에서나....
이것을 찾아내서 기뻣고, 희망을 갖고 아들한테 물었다.

 

- 볼로자, 셈하기 ,더하기, 곱하기 엄마한테 배웠니?

 

-네 아빠.

 

- 그거 잘 됐구나.
아빠가 사는 것에는 수학이라는 학문이 있다.
아주 중요하고 가치있는 학문이지.
세상의 많은 것은 수학 계산에 의존한단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를 쉽게 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여러 도구를 발명했는데, 이제 그것들이 없다면 사는 게 어렵지.
아빠가 하나 가져왔는데 계산기라고 하는 거란다.
태양 전지로 작동하는 일제 소형 계산기를 꺼내서 켜서 아들한테 보여주었다.
 

 -너 2 곱하기 2가 얼마인지 혹시 아니?

 

_ 아빠는 내가 4라고 대답하길 바라세요?

.........축략 .....

 

- 154, 496.

 

볼로자가 계산기보다 먼저 대답했다.
이어서 나는 네 자리, 다섯 자리, 여섯 자리 수를 곱하거나 나누기를 했는데, 아들은 매번 계산기를 앞섰다.
그 아이는 쉽사리 했다.
계산기의 시합은 놀이와도 같았는데, 아들은 여기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들은 그냥 숫자를 댔다. 자기가 하던 생각은 계속하면서...
난 놀라워서 물었다.

 

- 그렇게 빨리 계산하는 것을 누가 네게 가르쳤줬니?

 

- 난 계산하지 않아요. 아빠.

 

- 뭐 계산을 하지 않는다니?  넌 숫자를 말하고,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걸.

 

- 난 그냥 숫자를 말하는 거에요.
죽은 차원에서 숫자는 항상 불변이니까요.

 

- 정확한 차원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거지?

 

- 정확한 차원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똑같은 거에요.
공간과 시간이 정지했다고 가정한다면 숫자는 항상 불변하게 돼요.
하지만 숫자는 항상 움직임 속에 있고, 그 움직임이 숫자를 변하게 해요.
그러면 셈하기가 더 재미있어요.
 

 

이어서 볼로자는 뭔가 믿기 어려운 공식, 산수 계산식을 얘기했는데 난 그걸 이해할 수 없었다.
공식이 아주 길었다는 것, 끝이 없었다는 것만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애는 신이 나서 산수 계산 결과를 말했는데, 그건 항상 '사이 값' 이었다.
매번 숫자를 말하고는 신이 나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시간과 상호작용하여 이 숫자는...."

 

-잠깐 볼로자.

 

내가 아들을 멈추게 했다.

 

-너의 차원을 모르겠구나. 1 더하기 1은 항상 2 가되지. 봐라, 이거 막대기 하나지.

 

나는 풀밭에서 작은 가지를 하나 집어서 아들 앞에 놓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지를 집어서 첫 번째 것 옆에 놓고 물었다.

 

- 자 가지가 몇 개지?

 

- 둘이요.

 

- 거봐라, 둘이지 차원이 어떻든 다를 수가 없는 거야.

 

-산 차원에서는 계산이 완전히 달라요. 아빠, 난 본 적이 있어요.

 

- 보았다니, 뭘? 다른 차원의 계산기를 내게 보여줄 수 있겠니?

 

- 네 아빠.

 

그애는 주먹을 쥐어서 내 앞에 내밀었다.
그리고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한 손가락을 펴면서 말했다. "엄마"
두 번째 솜가락을 펴고, "아빠를 더하면 내가 되어요." 하면서 세번째 손가락을 폈다.
이거 봐요, 셋이 되었죠.
두개만 남으려면.
하나를 버려야 해요.
하지만 난 이 중 어떤 손가락도 버리고 싶지 않아요.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산 차원에서는 가능해요.

 

.....여기에 내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있었으니...그것은 산 글자들이 있다는 타이가 숲이었다.

 

 

요즘 제가~
아나스타시아 6권 '가문의 책' 을 읽고 있는데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인간' 과
하느님이 창조한 '진정한 인간의 값'에 대해 정말로 많은 궁금증과 경이로움을 봅니다.
추가로 제게 필요한 책을 사주시겠다는 분에게도 미리 감사 하는 마음으로
미리 답례도 좀 하면서 부분 필사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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